첫째, 전병을 굽던 ‘맛디댜’입니다.

역대상 9장 31절을 보면, ‘맛디댜’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성경은 그에 대해 이렇게 기록합니다. “고라 자손 살룸의 맏아들 맛디댜라 하는 레위 사람은 전병을 굽는 일을 맡았으며” 맛디댜는 전병 굽는 일을 맡겼다고 합니다. 전병을 굽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진설하는 떡을 맡아 안식일마다 준비하였더라”(32절)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 앞에 제사드릴 때 진설병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왜 별로 중요하지 않은 떡 굽는 사람 맛디댜의 이름을 기록했을까요?

맛디댜는 자기 조상 레위 사람들이 해왔던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을 맡아보는 족속으로서, 자신에게 할당된 일은 화덕 앞에서 떡을 굽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이 떡은 누룩 없이 그냥 구우면 되는 것으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 마디로 아무 영향력이 없는 일인데도 맛디댜는 이 일을 묵묵히 감당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무런 의미 없는 일 같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특별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진설병은 하나님과 백성들 간에 화해의 언약을 상징합니다. ‘화목’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람들 눈에는 별 볼일 없는 일일지 모르지만, 맛디댜는 이 진설병이야말로 하나님과 인간을 화목하게 하기 위해 드려지는 특별한 것임을 알고 그것을 만들며 묵묵히 화해자와 직분자의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인 본 회퍼는 “형제가 하는 말을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사람에게는 얼마 가지 않아서 하나님의 말씀도 들려오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형제와 화목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말씀도 들려오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맛디댜처럼 하나님이 바라시는 일을 묵묵히 순종하며 이 땅에서 화해와 사랑을 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