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하나님 주신 ‘사명’에 은퇴란 없다!
2020년 2월 23일
<2020년 교사임명예배>에서 ‘35년 이상 근속교사상’ 받은 강태분 권사
이선아 기자 andy8950@naver.com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하라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2008년 속초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속초 집 근처 교회를 섬기자는 가족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광림제단에서 예배드리고 싶었고, 아이들과도 헤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때늦은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 2월 16일, <2020년 교사임명예배>에서 35년 이상 근속교사상을 수상한 고등1부 강태분 권사를 만나 교회학교 아이들과 함께한 35년의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진솔한 신앙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매주일 속초에서 교회에 오신다고 들었어요.
주일 새벽,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3시면 저절로 눈이 떠져요. 고속도로를 달려 1부 예배를 드린 후 교회학교 고등1부에서 교사로 봉사하고 있어요.
2006년 폐암판정을 받고 수술과 2년 정도의 항암치료의 과정을 마친 후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하라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2008년 속초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속초 집 근처 교회를 섬기자는 가족들의 권유도 있었지만, 광림제단에서 예배드리고 싶었고, 가르치던 교회학교 아이들과도 헤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고통을 감당하기가 힘들어 교사를 내어놓으려 한 적도 있었지만, 어린 시절 평생 교사로 헌신하겠다는 하나님과의 약속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어요.
먼 거리, 믿음을 굳건하게 세워주는 시간.
처음 속초에 내려와 항암치료로 몸도 마음도 약해진 제게 7살이던 손녀가 하나님이 계시는데 뭘 걱정 하냐며 제 손을 잡고 “하나님! 우리 할머니 교회 갈 수 있게 길을 깨끗이 쓸어주세요”라고 기도를 해주는 거에요. 손녀 눈엔 제가 눈 때문에 교회를 못 가고 누워있는 거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해 유독 속초에 눈이 많이 와 아파트 앞이 늘 눈으로 덮여 있었거든요.
우리 손녀의 기도를 들으셨는지 주중엔 펑펑 눈이 오다가도 주일이 가까워오면 날씨가 좋아지고, 서울양양고속도로와 경춘고속도로가 뚫리며 오가는 길이 한결 편해졌어요. 또 차 안에서 오디오 성경을 듣다보니 성경통독도 하게 되고. 찬양과 간증 CD를 듣다 보면 먼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믿음을 굳건하게 세워주는 시간이 되고 있어요.
언제 하나님을 만나셨나요?
한국전쟁 직후 6살이던 저는 매일 검은 책을 들고 집 앞을 지나는 아저씨에게 그 책이 뭐냐고 물었어요. 전도사님이셨는데, 성경책이라 하시며 궁금해 하는 제게 성경책을 선물로 주셨어요. 그때부터 전도사님을 따라 교회에 다녔고, 중2 때 처음 주일학교 어린이 예배부 교사를 시작했어요. 광림교회는 남편(김창인 권사)이 1984년 민방위 1기 교육을 통해 나오게 되면서부터 교회학교 교사로 봉사했어요. 중고등학교 교사로 42년을 근무하다 정년퇴직했는데,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세상에서의 시간만큼 교회학교 교사로도 헌신하고 싶어요.
35년 교사로 봉사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나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요?
지금까지 만난 아이들 중엔 성장하여 하나님이 주신 은사를 따라 교회와 사회 여러 분야에서 크게 쓰임 받는 친구들이 많아요. 특히 목회자의 길을 걷는 친구들도 있는데 자랑스럽고 감사해요.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귀한 사역을 돕는 중보자로 함께 하고 싶어요. 또 오래전 믿지 않는 가정에서 친구를 따라 교회 나온 아이가 있었어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아이가 온 가족을 전도해 교회에 나온다며 자랑하던 환한 미소가 잊혀 지지 않아요. 그 아이의 표정에서 저를 보았거든요. 어린 시절 믿지 않는 가정에서 혼자 교회에 나오다가 가족 모두가 하나님 앞에 나왔을 때 그 기쁨이 고스란히 다시 느껴졌었거든요.
어떤 교사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교회학교 교사는 봉사가 아니고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겉으로는 평안해 보이는 아이들도 학업과 진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말 못할 고민들로 많이 힘들어해요.
앞으로도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품어주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