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림스토리
웨슬리 채플의 장식(비둘기와 뱀)
2020년 8월 9일
웨슬리의 발자취를 따라(4)
권순정 목사 (목회선교지원실)
존 웨슬리는 런던에서 공장을 빌려 파운드리 채플을 세우고 폭발적인 감리교 운동을 전개해 나갔습니다. 그곳은 브리스톨의 뉴룸과 더불어 감리교 운동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존 웨슬리에게는 더 넓고 새로운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파운드리 채플에서 약 180미터 떨어진 곳에 새 채플을 세우게 되었는데 이곳은 지금까지 감리교회의 상징이자 전 세계 감리교회의 어머니 교회가 되었습니다.
존 웨슬리는 새로운 채플을 세우며 뉴 채플(New Chapel)이라 이름 짓고 직접 설계에 참여하며 건물에 감리교 운동의 정신이 깃들 수 있도록 많은 정성을 쏟았습니다. 이 건물은 건축 당시 런던에서 기둥 없는 가장 큰 홀이었으며, 현재 남아있는 18세기 건물 중에도 건축학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건물입니다. 이 건물은 예배와 친교의 목적으로 세워졌으며, 도로의 마차 소음을 피해 도로에서 깊숙히 들어가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존 웨슬리는 이 건물이 매우 심플하고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부담 없는 건물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기존 교회 건물과는 다른 형태로 지어졌으며 높은 종탑이나 화려한 장식이 없습니다.
다만 존 웨슬리는 예배실 발코니를 둘러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문장을 새겨 넣었는데, 그것이 오늘 소개할 뱀과 비둘기 문장입니다. 존 웨슬리는 이 문장을 통해 새로운 채플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성경에서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고 뱀은 구원과 치유를 상징합니다. 이 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와 치유를 통해 참된 평화를 경험하기 원했던 것입니다. 동시에 이 문장은 이 땅에서 믿음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는 알려줍니다. 마태복음 10장 16절의 말씀처럼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뱀은 예로부터 지혜와 분별력 있는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상 사람들을 대하거나 복음을 전할 때, 이러한 지혜와 분별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비둘기는 순결의 상징입니다. 우리는 변질되지 않는 순결한 믿음을 끝까지 지키며 살아갈 때 승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존 웨슬리는 구속과 치유를 경험하며 지혜와 순결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감리교 운동의 핵심이라는 것을 이 문장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웨슬리 채플의 장식(비둘기와 뱀) : 웨슬리 채플 리모델링 전 예배당의 발코니에 있던 장식이다.
광림사회봉사관을 건축할 당시 웨슬리 채플의 레슬리 그리피스 목사가 한국을 방문하여 건축현장을 둘러본 후 이 건물이야말로 존 웨슬리의 사회성화 정신이 가장 잘 깃들어 있는 건물이라며 2013년 광림 헤리티지 & 비전 홀을 봉헌할 때, 웨슬리 채플 예배실에 붙어 있던 뱀과 비둘기 문장을 떼어 우리교회에 기증하였습니다. 이 장식품은 존 웨슬리가 채플을 봉헌 한 1778년에 제작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