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현장
넓은 마당에 가득찬 아이들의 웃음 소리
2021년 5월 30일
목회현장
- 유용찬 목사 (광림남교회)
며칠 전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유현준 교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 안에 ‘교회는 왜 들어가기 어려운가?’라는 쳅터가 있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내용인즉, 교회는 주일 예배가 가장 중요하기에 예배당 중심의 건축을 하는데 성도가 늘어나면 주변 땅에 건물을 올리면서 건물이 가득한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구조는 외부 사람들이 들어가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건물이 크면 특별한 목적 없이 들어가는 것이 부담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넓은 마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냅니다. 유럽의 교회들 앞에는 큰 광장이 있었습니다. 교회를 지을 때 돌을 깎고 작업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다 짓고 난 뒤 그곳은 넓은 광장이 되었습니다. 넓은 광장은 일반 사람들과의 벽을 낮춰주어 안으로 들어오기 훨씬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마치 같은 브랜드라도 백화점에 위치한 매장이 거리의 매장보다 매상이 높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보자면 우리 광림교회는 넓은 밀레니엄 공원을 갖고 있고, 남교회는 넓은 마당 공간이 있습니다. 세상과 소통하고 소망을 전하려는 믿음의 진심이 담겨진 교회입니다. 그래서 고민했습니다. ‘넓은 공간에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좀 더 힘이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하다세 예배 (하나님의 다음 세대 예배 세우기)라는 이름으로 지난 16일 청년, 청장년, 교사들이 함께 모여 다음 세대와 함께 어와나(AWANA)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어와나는 아이들과 게임하며 하나님을 알아가는 프로그램인데 교회 안팍에서 아이들이 뛰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방역과 소독을 철저히 한 후, 넓은 광장을 뒤덮은 웃음 소리가 교회 전체, 동네 가득 퍼져 나갔습니다. 코로나로 잔뜩 움츠린 요즘이지만 아이들의 웃음 소리는 모든 사람을 즐겁게 했습니다.
예전 어릴 때 동네마다 교회는 만남의 장소였고, 놀이문화의 중심이었는데, 조금이나마 그 모습이 회복된 것 같아 기뻤습니다. 가정마다 온라인 수업 덕에 더 일찍 컴퓨터와 미디어에 눈 뜬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무엇이 옳은 교육 방향인지 모를 이 때이지만 작은 해결책이 있다면 넓은 교회 마당에서 뛰어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하면 아이들은 밝고 건강하게 자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