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문화와 만나다
한눈에 명화로 보는 신약성경 이야기(33)
2023년 6월 25일
산헤드린 법정에 선 예수(마 26:59~61)
광림뉴스레터
▲ 예수 그리스도와 가야바_ 체포된 예수 그리스도가 대제사장 가야바의 심문을 받는 장면이다. 안토니오 델라 코로나의 작품
예수를 체포한 무리는, 대제사장 가야바 앞으로 예수를 끌고 갔다. 이미 가야바의 집에는 산헤드린 공회의 재판관들이 모여 있었다. 한밤중에 급하게 모인 그들은 초조한 심정으로 빨리 예수가 잡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산헤드린은 유대 최고의 의결 기관이다. 대제사장이 의장이며, 재판관(공회원)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제사장 계급을 독점함), 서기관과 장로 등 유대인의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다. 산헤드린은 로마의 지배 아래에서도 입법(立法, 법을 제정함)과 사법(司法, 개인 상호 간의 권리 및 의무관계를 규율함)을 총괄했는데, 모든 안건은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단 정치적인 문제는 로마의 통치를 받았으며(사형권은 로마에 있음), 주로 율법을 해석하고, 종교적인 재판을 주관하며, 성전의 치안을 유지하는 문제를 다루었다.
사실 산헤드린은 재판에 대한 사항을 규율하는 정해진 법이 있었다. 모든 재판은 그 법정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며, 해가 뜬 후부터 해가 지기 전에 이루어지도록 정해져 있었다. 따라서 대제사장인 가야바의 집에 모인 것이나 한밤중에 예수를 재판한다는 것은 불법이었다. 그들은 법을 잘 아는 재판관인데도 오직 예수를 잡아 죽이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급급하여 불의(不義)한 법정에 그를 세웠다.
대제사장 가야바와 재판관들은 예수에게 사형을 선고하기 위하여 그를 고발할 죄목을 꾸미고자 했다. 많은 사람이 나서서 거짓 증언을 내놓았지만, 도무지 믿을 만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던 중에 이미 짜인 대로 두 사람이 나와 예수를 고발했다.
“저 사람이 ‘내가 하나님의 성전을 헐고 사흘 만에 다시 지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 저도 분명히 저 사람이 한 말을 똑같이 들었습니다.”
대제사장과 재판관들은 두 사람의 증언이 일치하면 증거로 채택하는 법을 악용하여 예수를 신성 모독죄로 몰아 사형에 처할 계획이었다.
대제사장 가야바가 나와 예수에게 말하였다.
“이 증언에 대해 너는 뭐라고 할 말이 있느냐?”
이에 예수는 침묵할 뿐이었다.
그러자 가야바가 다시 말했다.
“내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권세로 너에게 명한다. 네가 정말 그리스도냐?”
예수는 짧게 대답했다.
“네가 말한 대로다. 내가 훗날 하나님의 권능과 보좌 우편에 앉은 것과 구름을 타고 다시 오는 것을 네가 직접 보게 될 것이다.”
예수의 말에 흥분한 대제사장은 흥분해서 자기 옷을 찢으며 소리쳤다.
“이 사람이 하나님을 모독했소!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하겠소? 이 사람이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을 여러분도 다 들었소. 여러분은 이 사람의 신성모독을 그냥 두고 볼 것이오? 여러분, 말해보시오. 이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하겠소?”
그러자 그들이 일제히 말했다.
“사형해야 합니다. 신성모독입니다. 사형선고가 맞습니다.”
여기저기서 예수를 사형하자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들은 예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으로 쳤다. 그들은 예수를 때리면서 조롱했다.
“네가 정말 그리스도라면, 너를 때린 사람이 누구인지 맞혀 보아라.”
그들의 조롱에도 예수는 그 수모와 고통을 묵묵히 견디고 있었다.
▼ 예수 그리스도를 심문하는 가야바_ 예수 그리스도를 심문하며 화가 난 대제사장 가야바가 겉옷을 찢고 있는 장면이다. 조토 디 본도네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