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그리스도_ 이 작품은 루벤스의 평생의 역작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운명하고 내려지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 속의 축 늘어진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 주위로 서로 엉켜 있는 한 무리의 인물들이 보인다.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중심으로, 니고데모로부터 시작해 세 명의 마리아까지 이어지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역동적이다. 작품 속 모든 인물은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내리는 일에 동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순간의 슬픔과 감정도 공유하고 있다. 루벤스의 작품

명을 받은 병사가 함께 처형당한 두 죄인을 십자가에서 내려 다리를 꺾었다. 그러나 예수의 시체는 십자가에 매달린 상태에서 옆구리를 창으로 찔렀다. 피가 쏟아져 나왔고,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했다.

예수가 죽은 그날, 늦은 오후에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왔다. 그는 큰 부자로 예수의 추종자였다. 요셉은 빌라도 총독을 찾아서 예수의 시신을 거두게 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빌라도 총독은 그의 청을 들어주었고, 요셉은 하인들을 데리고 골고다에 가서 예수의 시신을 수습했다.

그는 시신을 향유로 닦고 바른 후 깨끗한 세마포로 잘 감쌌다. 그리고 자신이 죽으면 묻히려고 만든 새 무덤에 예수의 시신을 안치한 후, 하인들을 시켜 큰 돌로 입구를 막았다. 당시 유대의 장사는 굴을 파고 그 안에 시신을 안치한 후, 큰 돌로 입구를 막는 것이었다. 예수를 무덤에 안치한 아리마대 요셉과 하인들은 돌아갔지만, 함께 따라온 막달라 마리아와 몇몇 여인들은 남아서 무덤이 잘 보이는 곳에 앉아 있었다.

한편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은 다시 빌라도 총독을 찾아갔다. 그들은 예수가 공언한 ‘사흘 만의 부활’을 생각하며 마음이 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제사장이 빌라도 총독에게 말했다.
“총독님, 예수가 죽기 전 살아 있을 때 ‘내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던 말이 이제야 생각났습니다. 병사들을 보내어 예수의 무덤을 지켜야 합니다. 그의 제자들이 예수의 시체를 훔쳐다 숨기고는 ‘예수가 부활하였다’고 하면서 소문을 낼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우리의 처지가 전보다 더 곤란해집니다. 시체가 없어지면, 예루살렘에 그 파장이 큽니다.”

줄곧 대제사장의 말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듣던 빌라도 총독이 대답했다.
“당신들에게 경비대가 있을 것 아니오? 가서 자체적으로 지키도록 하시오.”
그날 경비병들이 예수의 무덤으로 가서 돌문을 봉인하고, 사흘 동안 철저하게 무덤을 단단히 지켰다.

▼  안장되는 예수 그리스도_ 아리마대 요셉과 니모데모, 세 명의 마리아가 예수의 시신을 수습하는 장면이다.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

안장되는 예수 그리스도_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무덤에 안장하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부조 작품